브레이크액 종류별 특징 비교 (DOT3 vs DOT4 vs DOT5.1)


브레이크액 종류별 특징 비교 (DOT3 vs DOT4 vs DOT5.1)

운전하다 보면 브레이크 페달 밟을 때마다 ‘이게 당연히 잘 멈춰줘야지’라고 생각하죠. 그런데 정비소에서 “브레이크액이 좀 오래됐네요”라는 말을 듣는 순간, 왠지 모르게 찜찜해집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겉으론 멀쩡한데 안에서는 이미 열과 습기로 제 성능을 다하고 있었던 거죠. 브레이크액이야말로 자동차의 숨은 주인공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평소에는 잘 모르는 DOT3, DOT4, DOT5.1 브레이크액종류별 특징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브레이크액은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 그 힘을 유압으로 전달해 캘리퍼를 밀어주고, 그 결과 브레이크 패드가 디스크를 잡아 제동력을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결국 이 액체가 제 기능을 못 하면 페달이 푹 들어가거나 제동력이 떨어지게 되죠. 특히 브레이크액은 고열과 습기에 노출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성능이 떨어져 교체가 필수입니다.

DOT는 미국 교통부(Department of Transportation)의 약자로, 뒤에 붙는 숫자는 끓는점(Boiling Point) 기준입니다. 숫자가 높을수록 고온에서도 안정적이지만, 그만큼 가격이 높고 교체 주기도 다릅니다. 대부분의 차량 매뉴얼에는 권장 브레이크액 규격이 명시되어 있으니, 무조건 고성능이라고 해서 무작정 DOT5.1을 넣으면 안 됩니다.

DOT3의 특징

DOT3는 가장 기본적인 브레이크액으로 글리콜 베이스입니다. 끓는점은 약 205℃(건식), 140℃(습식) 정도로 일반적인 승용차에 널리 쓰입니다. 장점은 저렴하고 구하기 쉽다는 것, 단점은 수분 흡수율이 높다는 겁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브레이크액이 수분을 머금으면 끓는점이 낮아져 제동력이 떨어지므로, 보통 2년에 한 번은 교체를 권장합니다. 예전에 제 차(소형 세단)도 DOT3를 사용했는데, 3년 넘게 교체 안 했더니 페달 감이 물렁해져 교체 후 확실히 개선됐던 경험이 있습니다.

DOT4의 특징

DOT4는 DOT3보다 높은 끓는점을 가집니다. 건식 기준 230℃ 이상, 습식 기준 155℃ 이상으로, 고속 주행이 잦거나 제동이 많은 환경에서 좀 더 안정적입니다. DOT4는 에스테르(ester) 성분이 첨가되어 수분 흡수를 늦추기 때문에 DOT3보다 관리가 편합니다. 대부분의 중형차나 SUV, 그리고 유럽차에서 DOT4를 기본으로 채택합니다. 제 주변에서도 “국산차라도 DOT4로 바꾸면 브레이크 감이 조금 더 단단해졌다”는 의견이 많더군요. 다만 DOT3보다 가격이 약간 높고, 고온에서 점도 변화가 크기 때문에 장시간 트랙 주행 등에서는 성능 저하가 생길 수 있습니다.

DOT5.1의 특징

DOT5.1은 DOT4와 동일한 글리콜 베이스지만 고성능 차량용으로 개발된 제품입니다. 건식 끓는점은 260℃ 이상, 습식도 180℃ 이상으로 매우 높습니다. 제동이 자주 반복되는 스포츠 주행이나, 브레이크 온도가 급격히 오르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과한 성능일 수 있습니다. 또한 가격이 높고, 수분 흡수에 따른 관리 부담도 여전합니다. 간단히 말해 DOT5.1은 고성능차나 서킷 주행용에 어울리는 브레이크액입니다.

구분베이스 성분건식 끓는점(℃)습식 끓는점(℃)권장 차량교체 주기가격대
DOT3글리콜약 205약 140일반 승용차2년저렴
DOT4글리콜 + 에스테르약 230약 155중형차, SUV2~3년중간
DOT5.1글리콜 고성능형약 260약 180고성능/스포츠카2년높음

표를 보면 DOT 숫자가 높아질수록 끓는점이 상승하고, 고성능 주행 환경에서 안정적입니다. 하지만 브레이크액의 성능은 주행 습관과 차량의 제동 시스템 구성에 따라 달라지므로 무조건 높은 등급이 좋은 건 아닙니다.

DOT5(실리콘 베이스)는 별개

간혹 DOT5와 DOT5.1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DOT5는 글리콜이 아닌 ‘실리콘 오일 베이스’로 수분을 흡수하지 않는 대신 ABS 시스템에는 부적합합니다. 고무 씰을 손상시킬 수 있어 일반 차량에서는 절대 혼용 금지입니다. 군용 차량이나 클래식카에서 방청 목적이나 장기 보관용으로만 사용합니다. 일반 운전자라면 DOT5는 피해야 합니다.

브레이크액은 서로 다른 등급을 섞으면 화학반응으로 성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DOT3와 DOT4는 섞여도 큰 문제는 없지만, DOT5는 절대 혼합 금지입니다. 또 브레이크액은 공기와 접촉하면 수분을 빠르게 흡수하기 때문에 교체 후 반드시 밀폐해야 하고 남은 액을 장시간 보관하면 안 됩니다. 제 지인은 DIY로 브레이크액을 교체하면서 보관했던 액을 재사용했다가 제동이 이상해져 정비소에서 전량 교체한 적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대부분의 일상 운전자는 차량 매뉴얼에 적힌 규격(DOT3 또는 DOT4)을 따르면 충분합니다. 출퇴근용이나 도심 주행 위주라면 DOT3로도 전혀 부족하지 않으며, 고속도로 주행이 잦거나 제동을 자주 하는 운전자라면 DOT4를 추천합니다. 서킷 주행이나 고성능 브레이크 튜닝 차량이라면 DOT5.1로 교체하면 제동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결론(마무리)

결국 브레이크액은 ‘안전’이라는 단어로 귀결됩니다. 번쩍이는 휠이나 튜닝된 배기음보다 제대로 관리된 브레이크액이 진짜 운전 실력을 보여주죠. 저는 이제 오일 교체할 때마다 브레이크액 상태부터 먼저 확인합니다. 작은 병 하나지만, 그 안엔 제 가족과 제 자신을 지켜주는 신뢰가 담겨 있거든요. 이번 기회에 여러분도 내 차에 들어 있는 브레이크액 종류를 한 번 확인해보세요. ‘브레이크액 하나로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분명 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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